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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투어14 이탈리아를 가다_ 밀라노

밀라노에서 처음 찾게 되는 곳. 두오모

수많은 비둘기들과 이 비둘기들을 먹여 살리는 흑형들 사이를 비집고 만나는 두오모.

아침 햇살을 받고 찬란합니다.

다시 보니 더욱 멋집니다. 

저 위를 가득 채우고 있을 수많은 조각들 역시 햇살을 받고 잠에서 깨고 있을 듯 합니다.


건물에 반사된 햇빛이 이 웅장한 고딕건물의 얼굴(파사드)에 

신비하고 영롱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성당 안을 둘러보고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를 가로질러 다빈치를 만나러 갑니다. 

 

햇살을 받은 라스칼라 오페라 극장. 

아, 이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빈치 선생이 목욕을 하고 있네요.

이른 아침부터 다빈치 석상에 붙은 때와 비둘기 똥을 씻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며칠만에 마무리 될까요?

차단막에 그려진 루돌프가 인상적입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스포르체스코 성.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숨결을 느껴보러 왔습니다.

그는 이 곳에서 30대의 젊은 날을 고스란히 바쳤습니다.

가장 왕성한 창조력을 발휘하던 때 그는 이 곳을 수도 없이 거닐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군인 로도비코 일 모로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것을 꿈꿨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일을 섭렵하면서 그를 보필했습니다.


그가 하염 없이 상념에 젖었을지도 모르는 궁전 내부 안뜰에서 

저도 그의 젊은 날을 그려보았습니다.

그는 잡힐 듯 하면서도 잘 잡히지 않았지만

그가 떠나고도 무수히 돌아왔던 겨울이 

다시 스포르체스코 성에도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번에 만나야 하는 건 최후의 만찬. 세타콜로 빈치아노.

밀라노를 와야 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주군 일 모로의 주문으로 

르네상스 건축의 거장 브라만테가 설계하고 지었다는 돔과 중정입니다.

작년 찾았을 때 퍼붓는 소나기를 피해 한참을 머물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행히 성수기를 피해 입장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은 그냥 기다려야 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맛볼 기회를 얻게 되니까요.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아침부터 이곳을 지키는 연주자가 있습니다.

허공인데 한 손은 지판을 짚고 다른 손으로 현을 울리고 있네요.


사진 촬영은 금지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대기실에서 몇 장 셔터를 누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의 만남은 신기하게도 들뜨기 보다는

차분한 마음을 갖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설 때면 다시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지요.


성당 가까운 하늘 위로 큰 비행선이 날고 있습니다. 


이제 밀라노를 떠날 시간입니다. 

피렌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