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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투어14 이탈리아를 가다_ 로마 1

아침입니다.

비 내린 듯 상쾌한 도시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겨울이지만 춥지 않습니다.

피부를 깨우는 청명함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콜로세움 쪽으로 길을 잡고 가다가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에 들릅니다. 

이 곳에 보존된 이 조각을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떨리는 마음이 셔터에도 전해졌나 봅니다.

머리에 뿔을 단 모세.

라틴어 번역의 문제로 억울하게도 뿔을 달게 된 모세가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수백 년이 지나도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에 불어넣은 생명력은

고스란히 남아 지켜보는 이들을 압도합니다.


부랴부랴 콜로세움으로 가서 먼저 로마패스를 삽니다.

이천 년의 세월을 버티고 서 있는 거대한 구조물,

그 안으로 들어섭니다.

역사가 열립니다.



프랑스 노츠(?)에서 온 학생들이 신부님과 수녀님의 인솔을 받아

이 곳 콜로세움을 둘러봅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보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오래 된 역사와 가까운 미래가 만나는 순간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저 하염 없이 있어도 좋을 이 곳.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한 컷 찍어봅니다.

 

하지만 돌아서야 합니다.

또 가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죠. 바로 이 곳, 포로 로마노입니다.



땅 속에 뭍혀 있던 고대 로마인들의 유적.

이제 빛을 보고 나니 전 세계에서 수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읍니다.

카이사르의 무덤이라고 불려지는 곳을 찾아 가면서 

그 뒷편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담아봅니다.


 

갈림길.

팔라티노 언덕 보다는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향합니다.

그 곳에서 미켈란젤로가 남긴 광장과 계단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책에 담을 만한 좋은 사진 한 컷 건졌습니다.

 

보르게세 미술관 예약이 다 차버려 일정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산 루이지 데이 프렌세시 성당으로 향합니다. 



카라바조가 남긴 걸작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동전을 넣어야 불이 들어오는 절묘한 운영방식 때문에 말이 많지만

오늘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불 꺼지기 무섭게 동전을 넣습니다.

 

나보나 광장을 둘러보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비가 쉬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여유로왔던 일정, 더 여유로와지겠다... 싶습니다.


식사 전에 한 곳만 더 둘러봅니다.

르네상스 건축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파르네세 궁전입니다.

원래 2층이던 건물을 미켈란젤로가 설계하여 한 층 더 올렸습니다.

현재 이 건물은 밖에서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대사관으로 사용되어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안에서 천정을 장식한 카라치의 벽화를 언젠가는 볼 수 있을까요?

기회를 만들어 봐야 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일 제수 성당을 둘러 보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차 한잔의 여유를 즐깁니다.

 

비가 그치고 다시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로로마노를 다시 보고 싶다는 일행들의 이야기에

캄피돌리오 광장을 지나 포로로마노 앞에 섰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갈매기 한 마리가 두려움도 없이 우리 주위를 맴돕니다. 

이 녀석에게 이곳 포로로마노는... 무엇일까요?


대전차 경기장으로 향합니다.

그 넓은 공간의 여기저기에 오후 쏟아진 비가 자취를 남겼습니다.



묵고 있는 민박집에서 야경투어를 무료로 해주었습니다.

베네치아 광장, 트레비 분수, 스페인광장 순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스페인 계단입니다. 

성수기 때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을 이 곳이 이날 아주 한산합니다.

계단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한 커플의 머리 위에서

스페인 광장을 밝히는 불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또 하루가 갑니다.

내일은 바티칸입니다.